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주호영 후보가 현안을 두고 토론에서 강하게 맞부딪혔다.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 후보를 나 후보와 주 후보가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 5명은 31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대선 준비 방안 등 현안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주 후보는 대선 승리 방안에 대해 경선 플랫폼을 강조하며 “우리 당에 훌륭한 후보가 많지만 당 밖의 윤석열 김동연 홍준표 후보 등도 플랫폼에 참여시켜 단일 후보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나 후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참여시키려면 추석 이후로 멀찌감치 경선 출발일을 정하고 많은 분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통합, 연대,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우리 당 플랫폼이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은 통합만 얘기할 뿐 어떻게 경선을 흥행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자강론 방법에 관한 주 후보의 질문에도 “대선 경선버스가 특정 주자(윤 전 총장)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면 김 전 부총리 등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길 주저할 수 있다”며 “특정인을 위한 룰을 마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이 들어오지 않아도 그냥 출발하면 되냐는 것이냐”고 밀어붙이자 이 후보는 “김 전 부총리 등 다른 후보들은 윤 전 총장만을 위한 룰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공정한 룰을 좀 고민해달라”고 맞받았다.

나 후보는 “중요한 건 야권 단일 후보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도 야권이 분열됐다면 이길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통합이다. 모든 범야권 후보를 모으겠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통합무새(통합+앵무새)’ ‘단일화무새’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혁신하고 흥행 룰을 세팅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나 후보는 “우리 당만 먼저 ‘개문발차’하자는 이 후보의 주장은 유승민 전 의원에 유리하게 (경선 룰을) 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도 계획했던 시간표대로 경선을 진행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회 직전 페이스북에서 “항상 우리 당 밖의 사람들과 맞서 토론했는데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적용되는 원칙은 있다”며 “안 때리면 반격 안 한다. 때리면 두 배로 반격한다”고 토론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주 후보는 토론회 직전 라디오에서 “한 당을 이끈다는 것, 대선의 총사령관이 된다는 건 젊음 하나, 패기 하나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며 “우리 몸에 비타민D가 필요하면 보충은 해야 하지만 과하면 또 다른 건강을 해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번 당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한다”고 자신의 경륜을 강조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