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돕기 위해 명분 만든 것"
북한 의식해 연합훈련에 난색

"정상회담 백신스와프 논의 안해"
"방역 선진국에 주겠나" 되레 반문
< 국회 출석한 정의용·이인영 장관 >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  /김범준 기자

< 국회 출석한 정의용·이인영 장관 >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 /김범준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한국군에 대한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지원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논의 중이라던 ‘백신 스와프’에 대해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백신 지원이 국민적 기대와 달리 한국군만을 특정해 이뤄지며 대규모 연합훈련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부가 남북한 대화 기조 유지를 위해 난색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백신 지원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취지가 그렇지 않다”며 “연합훈련은 백신 공급과는 별도로 군당국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국내 명분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끝에 국군 55만 명에 대한 백신 조기 공급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방부가 지난 24일 “한국 측과 밀접히 접촉하는 공간에서 근무하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히며 백신 지원이 연합훈련 정상화 차원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미국의 ‘명분용’이라고 이를 부인한 것이다.

정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아직도 우리나라보다 어렵다”며 “(방역 상황이) 어려운 개발도상국도 있고, 다른 나라들의 엄청난 요청을 받고 있는데 방역 모범국이자 선진국인 한국에 먼저 주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미국도) 국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 명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지난 25일 논란을 빚은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지대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큰 차이가 없다”는 발언을 철회할 의사가 없냐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 개념은 1992년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을 하며 사실상 소멸된 개념”이라면서도 “북한과 우리가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똑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라는 말은 “혼란스러운 용어”라고 규정했다. 정 장관은 “‘핵 위협 없는 평화의 터전’이라는 남북 평양 공동선언이 미국의 핵우산도 협상 대상으로 삼는 것이냐”는 조 의원 질문에는 “주한미군 주둔이나 핵우산 문제 등은 한반도 비핵화와 상관이 없다”며 적극 반박했다.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언급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정 장관은 “포용성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에 여러 차례 협의가 있었는데 (이번 공동성명에) 포용성 원칙을 포함시킨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국제사회에서) 쿼드가 상당히 배타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방미 중 북한과 접촉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과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가 전날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팔짱을 낀 채 회동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왕 장관은 “양국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 속에서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하면서 최근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마스크 없이 오찬한 한·미 양국 정상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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