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가운데 미국에 치우쳤다는 결론은 잘못…여지는 남아"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5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한국이 미국의 전략에 말릴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과 온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북토크에서 "우리가 격이 높아지고 (미국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았다고 해서 외교적으로 우리가 주도하지 못하면 미국의 전략에 빠져들 수 있는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의 파트너십을 필요로 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만큼 대우해줬으니 미국의 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압박이 동시에 숨어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미회담, 치우친건 아니지만 美전략에 빠져들 위험"
미중 갈등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입장에 치우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지나친 평가이고 잘못된 평가"라며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은 "국내 여론에 의해서건, 앞으로 미국의 압박에 의해서건, 외교 역량에 의해서건, 그럴 여지를 남겨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발표된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 등)단어 하나가 들어갔다고 해서 미국으로 넘어갔다고 결론을 내버리는 것은 오히려 여론 상에서 다시 중국 쪽으로 가지 못 하게 하는 전략도 숨어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남북 대화에 대한 협력 의지를 표현한 것을 두고는 "한국의 중재력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전체 제재 시스템을 깨지는 않지만 반 발자국 정도 나갈 수 있고 (남북교류를 제재의) 예외로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그렇게 접근한다면 북한도 구미가 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