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3인방, 중진 견제 공동전선…힘빠진 영남당 논란

국민의힘 당권레이스의 풍경이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지역·계파 논리에 따라 판세가 움직였던 과거와는 달리, 선수·나이를 기반으로 세대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한 게 특징이다.

3선 이상 전·현직 중진이 5명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70년대생 초선 2명(김웅 김은혜)과 유일한 30대 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동안 여론조사 순위로 '5강 구도'를 짜보자면, 이들 신예그룹에서 최소 2자리 이상을 차지한다.

그 나머지를 나경원 주호영 두 전직 원내대표가 나눠갖는 형국이다.

한 영남권 다선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중진들이 긴장해야 할 것"이라며 "당의 장기적 미래와 안정적인 대선관리를 놓고 고민하는 당원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지역·계파 실종…세대대결로 가는 野당권레이스
신예 3인방은 자발적으로 '그룹 전략'도 구사한다.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서로 간에 토론 참여를 유도하며 화제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5선 출신의 정병국 전 의원은 전날 이들이 함께한 토론회의 사회를 보며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당대표, 캠핑카를 타고 민생현장을 누비는 당대표"를 상상해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지역·계파 실종…세대대결로 가는 野당권레이스
과거 친이-친박 대결로 상징되는 해묵은 계파논쟁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영남권 중심의 지역 논쟁도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이 옅어지는 모습이다.

울산 출신 김기현 원내지도부 출범에 이어 TK(대구·경북)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이 당권도전에 나서며 불붙었던 '영남당 논란'은 이내 힘이 빠진 모습이다.

수도권·개혁 성향의 신예들이 약진하고, 여기에 '수도권 거물' 나경원 전 의원이 등판하면서 지역 구도가 상당 부분 희석됐기 때문이다.

지역·계파 실종…세대대결로 가는 野당권레이스
관건은 당권주자 8명을 5명으로 압축하는 예비경선(28일)이다.

중진들은 당심, 신예들은 민심에서 각각 상대적 우위를 자부한다.

당원 비율이 70%에 이르는 본경선은 중진들에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예들로서는 '당원 50%, 여론조사 50%'인 컷오프에서 반드시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 상황이다.

중진들 역시 컷오프에서 당심과 민심 모두 '상위 3위권'에 들어와야만 당권을 내다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