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사진)은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칩거에 대해 “윤 총장 입장에선 정치적 외부활동은 서둘 필요가 없는 듯하다”며 “지금은 다시는 못 가질 본인만의 성찰과 준비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40년지기’ 석동현 “윤석열, 정치 서두를 필요 없어”
석 전 검사장은 이날 SNS에 ‘지금은 다시는 못 가질, 본인만의 시간’이라는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40년 지기인 그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의 현재 심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 시점이 7월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석 전 검사장은 윤 전 총장의 오랜 잠행에 대해 “도대체 언제쯤 외부활동 시작하느냐,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는데 왜 빨리 움직이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며 “하지만 어차피 갈 길은 정해진 터. 윤 총장 입장에선 정치적 외부활동은 서둘 필요가 없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로 나서는 순간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고 이슈에 쫓기면서 현안에 대한 성찰은 고사하고 뭐가 옳고 그른지 잠시 생각할 겨를조차 없게 된다”며 “이것은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공통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칩거가 결코 짧지 않다는 얘기도 강조했다. 그는 “두문불출하다시피 한 기간은 겨우 두세 달”이라며 “약 30년 검사 생활에 베인 티를 벗기에도 실은 짧은 시간”이라고 전했다. 현재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을 하기 위한 허물벗기 단계”라는 게 윤 전 검사장의 전언이다.
윤 전 총장(사진)이 지향할 리더십의 방향도 제시했다. 석 전 검사장은 “이제 우리의 지도자가 될 사람은 그저 과거세 파헤치기 또는 낡은 이념과 코드로 니편 내편 갈라치기를 재미로 생각하는 사람보다 미래의 삶, 일거리에 대한 기대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마술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낡은 이념과 코드 정치는 문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40년지기’ 석동현 “윤석열, 정치 서두를 필요 없어”
석 전 검사장은 “공정과 상식 같은 이 시대의 가치에 충실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지금은 미래의 국가과제며 청년들의 고충 해결을 위한 성찰과 그 실천을 위한 내공 쌓기에 더 큰 비중을 둠이 마땅하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초 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후 가진 노동, 외교·안보,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의 만남이 대권 준비 과정이라는 의미다.

그는 “성찰과 연마의 시간은 길수록 좋을 것”이라며 “하루라도 더 본인만의 준비 시간을 가지고 최대한 지략적인 학습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만 된다면 앞으로 좀 더 칩거를 한다 해도 대다수 일반 국민들은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기다려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