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전경 /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전경 / 연합뉴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격적인 대북 관여 정책이 미국과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문 대통령의 방미 하루 전 발표됐다. 미 의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구에서 양국의 대북 정책 시각차를 조명하며 오는 21일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이 대북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CRS는 18일(현지시간) ‘한국과 한·미 관계’라는 제목의 보고서 개정판을 공개하고 “대북 제재가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남북한 협력 활동들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CRS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미국 연방 의회에 주요 정책 분석을 제공하는 독립 기구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는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 내용과 이같은 내용 등을 반영한 개정판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둘러싼 지난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에도 핵 능력을 고도화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2년이 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대화에도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의 꾸준한 향상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부 분석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김정은이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3년 반 간의 모라토리엄도 포기할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는 쿼드 안보 대화에 참여할지에 대해 모호한 스탠스를 가져왔다”며 “한국의 쿼드 참여는 바이든 행정부가 종전에 미국이 쿼드에 보여왔던 반중(反中) 프레임을 버린 이후에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정책을 비롯해 한·미·일 삼각공조와 대중(對中) 공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 이어 문 대통령과 두번째 대면 회담을 가지는 것은 자신의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