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마다 이견 표출…당·청 '힘겨루기' 본격화

文대통령 '원팀' 강조했지만
"정권마다 임기 마지막 틈 생겨
유능함은 단합에서 나온다"
당·청간 갈등 경계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간담회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인 탈원전 정책을 비롯해서 부동산 대책, 검찰·언론 개혁, 심지어 국가철도 사업에 이르기까지 정책 전반에 당의 목소리를 반영하거나 주도권을 넘길 것을 청와대에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정책의 방향 설정과 추진을 놓고 당·청 간 샅바 싸움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文 “유능함은 단합된 모습에서 나와”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당·정·청 간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은 1년 동안 정부와 여당이 무엇보다 유능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유능함은 단합된 모습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도 그 의견들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또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서 결국은 하나로 힘을 모아나갈 때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청 간 갈등을 경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이 되면 정부와 여당 간에 좀 틈이 벌어지기도 하고, 또 당도 선거를 앞둔 그런 경쟁 때문에 분열된 모습을 보였던 것이 과거 정당의 역사였다”며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새 지도부가 우리 당을 잘 단합시켜 주시고, 또 그 힘으로 당·정·청 간에도 더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국민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宋 “당이 신임받아야 대통령도 성공”
송 대표는 문 대통령의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치켜세우며 화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역대 기자회견 중에 가장 잘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지도부와 함께 대통령,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남은 1년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대표는 “당이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문 대통령이 성공하는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당 주도의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는 대통령이 강조하는 2050년 탄소중립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해상풍력을 비롯해 쭉 해나가야 한다”면서도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나 원전 폐기 시장 같은 것을 한·미 간에 전략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 면전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수정을 제언한 것이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져서 당장 재산세 부과 문제부터 긴밀히 논의해서 처리하겠다”며 당내 특위가 세제 개편 등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대표 취임 후 언급하지 않았던 검찰과 언론 개혁 문제도 들고나왔다. 송 대표는 “우리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발족시키는 등 1차 검찰 개혁이 성과가 없는 게 아닌데 이 성과가 너무 빛을 안 보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며 “2차로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의 속도조절을 어떻게 해 갈 것인지를 청와대와도 긴밀히 나중에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이 우선 정책을 수립하고, 청와대와는 ‘나중에’ 논의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듯한 발언이다. 언론 개혁과 관련해서도 “대한민국의 언론 환경을 제대로 만든다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개혁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최고위원 협의회를 통해서 잘 수렴해 가겠다”며 당 주도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 “무게추, 점차 당으로 쏠릴 것”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당·청 간 무게추가 점차 당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당대표를 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당의 목소리를 내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것이었다”며 “그런 공약으로 당선된 만큼 당·청 간 관계 재정립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청 간에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레임덕에 가까운 현상”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더욱 많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도원/강영연/전범진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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