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계 등 '적임자 신속 지명' 요구…일각선 문성혁 장관 유임 가능성 관측도
해수장관 후보자 '도자기 의혹'에 27일만에 낙마…후속인선 미궁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배우자의 도자기 불법 반입·판매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인사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13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해수부 장관 인선도 당분간 미궁 속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16일 현직 해수부 차관으로는 네 번째로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그는 해수부에서 30여 년간 잔뼈가 굵은 해양수산 전문가였다.

신속한 일처리와 소탈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부처 내에서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위장전입이나 병역 기피, 논문 표절 등 공직 후보자의 결격사유로 자주 등장하던 의혹 사안도 없어 무난하게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한때 우세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나흘 앞둔 지난달 30일 이른바 '도자기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박 후보자가 2015∼2018년 주영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의 부인은 찻잔, 접시 세트 등 도자기 장식품을 다량 구매한 뒤 '외교관 이삿짐'으로 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품들은 부인 명의 카페에서 소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자는 지난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 1천250점의 도자기와 그릇을 들여오고 이를 부인 명의 카페에서 판매한 점을 인정했고, 거듭 사과했다.

아울러 카페 운영을 중단하고 관세청의 조치에 무조건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자세를 한껏 낮췄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곱게 보지 않았다.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며 임명을 거세게 반대했다.

여당 내의 기류 역시 호의적으로만 흐르지 않았다.

장관 적격성 논란에 휩싸인 장관 후보자 3인방으로 지목된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해수부)·노형욱(국토교통부) 후보자 중 일부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등을 중심으로 나왔다.

이에 박 후보자는 장관 지명 27일 만인 이날 자진 사퇴했다.

그가 도자기 의혹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도 감지되는 부정적 기류 등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사퇴 입장문에도 녹아있다.

박 후보자는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인 대통령님과 해양수산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후임 차관이 임명될 때까지 당분간 차관직을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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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해수부를 이끌어갈 수장 자리에 누가 올 것인지에 다시 모인다.

다만 내년 3월 대선이 열리는 점에 비춰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재임 기간에 장관직을 수행할 인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해수부에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과 해운물류 대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산·어업계의 타격 등 무거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해수부 내부에서는 물론 해운·항만·수산 업계 등 외부에서도 전문성을 갖춘 장관 적임자를 신속히 찾아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성혁 장관이 그대로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2019년 취임한 문 장관은 해수부 역사상 최장기간 재임한 장관으로, 해수부 주요 현안을 오랜 기간 직접 챙겨왔기 때문에 전문성과 실무에서도 우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금 장관 후보자가 새로 지명되더라도 청문회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새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장관직을 수행할 기간이 1년이 안 된다"면서 "문 장관 유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들은 이런 사정을 따져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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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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