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경찰의 대북전단 수사에 대해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엄정 수사’를 언급한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전단 수사가 양국의 대북 정책 조율에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킨타나 보고관은 11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나와 “통일부는 다른 방식으로도 그 상황을 관리할 수 있었을 텐데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불편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이 지난달 50만 장의 전단을 북한에 살포했다고 밝힌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이 처음 적용된 이 수사에 대해 유엔의 비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어 “비례의 원칙에 따라 (처벌할 경우) 가장 침해가 적은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과도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집단 서한에도 한국 정부는 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달 3명의 다른 유엔 특별보고관과 함께 한국 정부에 “이 법은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북전단 살포를 겨냥해 “남북 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전단 수사가 인권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