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대회 위해 설치 강행…시, 대회도 '불허' 방침

서울시 승마협회가 대회를 앞두고 경기 구리시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무단으로 임시 마방 설치 공사를 진행, 경찰에 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리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대회 개최도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구리시, '개발제한구역에 무허가 마방' 서울승마협회장 고발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구리시는 지난 7일 개발제한구역 특별법 위반 혐의로 박승돈 서울시 승마협회장과 시내 A승마장 대표 B씨를 고발했다.

서울시 승마협회는 오는 14∼16일과 다음 달 10∼20일 A승마장에서 유소년 대회와 협회장배 대회를 열 예정이다.

뚝섬 승마장이 폐쇄된 뒤 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회를 열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서울시 승마협회는 지난달 13일 A승마장 인근에 임시 마방 110개 설치 허가를 신청했으나 구리시는 개발제한구역 특별법을 들어 불허했다.

이 특별법은 원칙적으로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건축이나 용도 변경 등의 행위를 못 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체육시설 등 일정 요건과 기준을 충족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마방에 대한 기준은 없다.

개발제한구역 특별법 예외 규정으로도 허용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도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20일 임시 마방 설치 허가를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도 구리시는 다음날 상급 기관의 유권해석 등을 토대로 불허 방침을 회신했다.

그런데도 서울시 승마협회는 지난달 29일부터 마방 설치 공사를 진행했다.

담당 공무원이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를 요구했는데도 협회가 공사를 강행했다고 구리시는 설명했다.

구리시는 개발제한구역 약 2천40㎡를 훼손했다고 보고 박 회장과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조만간 구리시 담당 공무원과 박 회장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결국 서울시 승마협회는 임시 마방 설치를 중단했다.

대신 대형 천막을 설치해 마방으로 사용, 대회를 열 계획이다.

박 회장은 "대회를 위해 임시 마방이 필요하고, 설치하는데 1억7천만원가량 투입돼 중단할 수 없었다"며 "공사 중이던 임시 마방은 농작물 재배사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리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승마대회 개최도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구리시 관계자는 "참가 인원이 약 200명으로 예상돼 대회 자체가 불가하다"며 "현재 100명 이상 집회가 금지된 만큼 경찰 협조를 요청해서라도 대회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