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연기론 놓고도 갈등 조짐…원내 세몰이 경쟁 격화
"지자체장은 부동산 책임없나"…거칠어지는 與 빅3 신경전(종합)
더불어민주당 '빅 3' 대권주자 간 견제심리가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우선 부동산 실정 문제를 놓고 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정세균 전 총리 측과 현직 광역단체장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 지사 측에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부동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들 주자 쪽에선 "강 건너 불구경이냐",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응수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11일 '광화문포럼'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책임론과 관련, "당연히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면서도 "아마 지자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 총리로서 부동산 실정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서울만큼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경기도의 이 지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되치기에 나선 것이다.

이날 행사는 대권 세몰이에 본격 시동을 거는 자리였다.

앞서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 "독선적이며 무능한 정책이 누적된 탓"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지사가 전날 페이스북에서 부동산 정책을 사례로 들어 "여당, 야당이 아닌 '관당'이 지배하는 나라"라며 관료주의를 비판한 것도 두 주자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 지사 측 한 의원은 통화에서 "부동산 정책을 고위 당정에서 결정한 사람들이 당 대표이고 총리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지자체장은 부동산 책임없나"…거칠어지는 與 빅3 신경전(종합)
이 전 대표의 주변도 반격에 나섰다.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서 "정성호 의원의 주장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사람 같아 보여 자못 아쉽다"며 "제3자가 보면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측근 의원은 "총리 출신들을 비판하면서 차별화하려는 것이 이 지사 측 내부 전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 본인은 기자들이 부동산 책임론에 대한 의견을 묻자 "동의한다.

책임이 없다고 말하면 안된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 전 대표는 "반성의 산물로 나온 2·4 대책이 차질 없이 지속돼야 하고, 그것으로 충분치 않은 것에 대해서는 몇 가지 대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문 일각에서 띄운 '경선 연기론'을 놓고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 지사 측은 "연기하는 순간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측근 그룹에서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원내 세몰이를 둘러싼 견제도 치열하다.

전날 이 전 대표의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에는 40여명의 의원이 출동했고, 이날 정 전 총리의 '광화문포럼'에는 60여명이 몰렸다.

이 지사 측 의원 모임인 '성공포럼'에는 30여명이 가입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는 12일 전국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 발족식에 직접 참석해 축사한다.

당내 기반이 탄탄한 편인 정 전 총리 측은 "광화문포럼 가입자만 66명 정도 된다"고 세를 과시했고, 이 지사 측은 "그간 원내 세력이 약하단 이야기를 들었지만 최소 30명이 이번에 커밍아웃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자체장은 부동산 책임없나"…거칠어지는 與 빅3 신경전(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