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11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향후 국정운영 방향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나라가 어느 선진국보다도 방역 모범국가가 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해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또 "좀 더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 투자를 할 수도 없었던 우리의 형편에,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우리의 방역 상황에 맞추어 백신 도입과 접종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모든 경제지표가 견고한 회복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4월까지 수출 실적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고, 설비투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고, 경제 심리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호전되었다"고 평가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과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인식 차이를 보여 주셨다"며 "'성과'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희망사항'을 말씀하시는지 국민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대통령께서 자랑하신 수출과 설비투자 등 거시 경제지표와 조선 및 반도체 산업의 활약도 온전히 민간에서 해낸 것이다. 정부와 아무 관련 없는 성과에 숟가락이 얹어지니 면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위기극복을 강조하셨지만, 이 위기의 상당 부분은 현 정부가 가져온 것"이라며 "치료약 개발에 치우쳐 백신 확보가 늦은 것도, 소주성 정책으로 최악의 고용위기를 가져온 것도, 탈원전을 하느라 한국을 기후 악당국가로 만든 것도, 모두 정부의 섣부른 고집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오늘 보니 절망스럽게도 기존 실패한 정책에 대해 시정할 기미가 없다. 실패한 소주성 정책, 공공주도 주택공급 대책,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에 대한 칭찬 뿐"이라며 "'이 정권, 이 정도면 선방하고 있지 않냐'는 자화자찬 일색의 연설을 듣는 우리 국민들은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고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은 실정(失政)에 대한 반성은 없고, 독선과 아집을 지속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전주혜 대변인은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연설이었다"며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남은 1년이라도 국정 기조 대전환의 의지를 보여 줄 것이라 기대했다. 지난 4년,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고, 경제 회복과 코로나 탈출의 희망이 아직 희미한데도, 대통령은 마치 혼자 다른 세상에 살고 계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본 백신정책은 100점 만점에 55점,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국민 10명 중 1명만이 믿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보셨는지 의문"이라며 "출범 초부터 추진한 소득주도성장은 결국 실패한 정책임이 각종 경제지표와 일자리 실종으로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긍정적 성과를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 실패와 코로나19로 고통이 가중된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하고, 그나마 있던 단기 알바 일자리마저 사라졌는데도 도대체 무엇이 좋아졌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