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국회 인사청문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에서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은 어떤 것인가.
▲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저는 검증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 청와대의 검증이 완결적인 것은 아니다. 청와대는 세부자료, 주민등록 이전 자료, 전과기록, 부동산 거래기록 등 정부가 보유한 자료들을 제출받아서 그것을 기본 자료로 삼고, 검증 대상자에게 검증 질문서를 작성하게 하고 거기에 따라 사실을 하나하나 확인해 들어가는 과정으로 검증하게 된다.
이 검증이 완전할 수는 없다. 그럴만한 기능과 인력을 청와대가 갖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이어 언론의 검증, 국회 인사청문회의 검증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그 모두가 검증의 한 과정을 이루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까지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시한인데 국회의 논의까지 다 지켜보고 종합해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 기회에 한가지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대통령은 정말 유능한 장관, 또 청와대가 유능한 참모들을 발탁하고 싶다. 아마 국민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최고의 전문가들, 최고의 능력자들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이번에 후보자들도 각각 청와대가 그분들을 발탁하게 된 이유, 그리고 또 그분들에게 기대하는 능력이 있다.
국토부 같으면 아시다시피 지금 이 시점에 주택 공급 정책을 차질없이 집행해나가는 것, 국민의 불신 대상이 된 국토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개혁하는 것이 (필요한데) 국토부 내부에서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국토부 아닌 외부에서 찾으면서 그 정도 능력 갖춘 분이 과연 누가 있을까. 그렇게 고심하면서 지금의 후보자를 발탁하게 된 것이다.
해수부 장관 후보자라면 한진해운 파산 이후에 몰락했던 우리 해운산업을 재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해운 강국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 지금 새롭게 해수부 장관이 맡아야 할 역할이다. 그에 대한 기대를 갖고 그 점에 있어 최고의 능력가라 판단하고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과기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훌륭한 능력과 함께 지금 우리의 반도체, 인공지능, 디지털 경제, 여러 가지 혁신경제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일을 감당해야 할 전문인력들이 태부족하다. 기업들은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렇다. 심지어 외국에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와야 한다고 과기계에서 그런 말도 많이 하신다.
과기 분야의 인재를 늘리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게 여성들이 보다 많이 과기계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진출이 가장 적은 분야가 과기분야다. 여성들이 진출하려면 성공한 여성들을 통해서 보는 로망 또는 롤모델이 필요하다. 그런 많은 생각을 담고 여성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제 판단이 옳다는 게 아니라 왜 이 사람을 발탁했는지 하는 발탁의 취지와 기대하는 능력과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 흠결들과 함께 저울질해서 발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그런 청문회가 되고 있다.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되는 청문제도로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 나름대로 자기분야에서 신망받은 분들이 무안 당하기 십상인 청문회에 앉고자 하지 않는다. 본인은 혹시 포부를 갖고 그래도 무릅써서 해보겠다고 생각하더라도 검증 질문서에 질문 항목이 배우자나 자식들에게까지 (이어진다.) 그러면 가족들에게까지 누를 끼치긴 어렵다는 이유로 다들 포기하고 만다. 그렇게 해서 포기하는 비율은 여성들이 훨씬 높다.
저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인사를 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 저는 괜찮다. 저는 이대로 해도 괜찮은데 적어도 다음 정부는 누가 정권을 맡든 더 유능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게끔 그런 청문회가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누이 말씀드렸다시피 도덕성 검증 부분도 중요한데 그 부분은 비공개 청문회로 하고 공개된 청문회는 정책과 능력을 따지는 청문회가 돼서 두 개를 함께 저울질할 수 있는 청문회로 개선돼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