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평양·삼지연·원산공항 연결 등 남북 협력사업 구상

"인천공항을 대북 교류 거점으로"…인천시 용역연구 완료
인천국제공항의 역할을 대한민국 관문에서 한반도 관문으로 확장하기 위한 인천시의 구상이 윤곽을 드러냈다.

인천시는 작년 5월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컨소시엄에 의뢰한 '인천공항 대북 교류거점 육성 방안 용역' 연구를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개방과 개혁으로 북한의 국제협력이 활성화되는 시점에 인천공항이 서방과 북한의 교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중장기 인프라 구축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우선 2천m급 이상 활주로를 보유한 6개 공항 중 평양순안공항·삼지연공항·원산공항을 인천공항과 항공교통으로 연결하고, 해주경제특구와 개성공단을 육로로 연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 현재는 북한 영공통과 금지로 우회 운항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북 제재가 완화되고 남북 협력이 재개될 경우 북한 영공 통과를 재개함으로써 운항 시간 단축과 유류비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독일의 경우 1970년대 동독과 서독 간 직항 항공로 개설 협정이 통일 독일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며 인천공항과 북한 주요 도시 연결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직항로 개설을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소요 예산은 북한 공항 인프라 확충 4조4천억원, 서해남북평화도로 건설 1조8천억원, 해상·항공 복합운송 터미널 건설 780억원 등 6조3천214억으로 추산됐으며, 재원은 국비·시비 또는 민간투자 등으로 조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남북관계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북한 공항 인프라 확충에 4조원 이상의 거액 지원을 구상한다는 것 자체가 온당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인천시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것일 뿐 실제 지원을 가정한 연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한의 개방·개혁이 본격화될 때 인천시가 남북교류 전진기지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하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인천공항이 대북 교류 거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인천시도 함께 고민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