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쏠림 가속, 힘 빠지는 靑…여권 내 '친문파워' 건재
與 잠룡들과 관계설정 주목…野 심판론 대응도 변수
[文정부 4년] ④ 대선후보 레이스 총성…文心은 어디에
차기 대선이 10개월 가량 앞으로 다가오면 정치권의 무게중심이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5년 단임 대통령제 특성상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콘크리트 지지층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을 감안할 때 차기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文정부 4년] ④ 대선후보 레이스 총성…文心은 어디에
◇ 문대통령 '후계' 없는 여권…文心 쟁탈? 당청갈등?
청와대에서는 '문심(文心)'을 차기 대선과 연결 짓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선거중립 의무를 지켜야하는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히 이번 더불어민주당 5·2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여권 내에서 여전히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힘이 건재한 상황에서, 각 주자가 문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는 당내 경선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경선 통과가 급선무인 주자들이 단기적으로 문심 쟁탈전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반면 지금같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둔 대선주자가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청 간 갈등이 격해질 수도 있다.

현재 여권에서 앞서가고 있는 잠룡 가운데 문 대통령의 '후계'라고 부를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부분 주자는 청와대와의 동행이냐 거리두기냐를 두고 당분간 줄타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文정부 4년] ④ 대선후보 레이스 총성…文心은 어디에
◇ 야권발 정권심판론…문대통령의 해법은
야권에서 들고나올 정권심판론에 문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야권에서는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통해 문 대통령에 대한 민심 이탈이 증명됐다고 판단, 내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정부 실정을 핵심 이슈로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공세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해 여당의 부담을 덜어주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제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과 민생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당면 과제를 관리하는 데 힘을 집중하고, 개헌 논의나 권력기관 개혁 등 정치적 추동력이 필요한 어젠다들은 여당이 끌고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권의 정권심판론의 힘을 자연스럽게 뺄 수 있는 방식인 동시에, 방역 등에서 국민이 납득할만한 성과를 거둔다면 오히려 정권 재창출의 핵심 역할을 했다는 명분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력이 쏠려있는 한국 정치구조의 특성상 여당이 정치이슈 전면에 나선다고 해서 야권의 심판론 칼끝이 둔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문 대통령 역시 무난한 '관리형'으로 임기말을 보내기보다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 개헌카드를 꺼내든 것처럼 진영을 초월한 새로운 큰 화두를 던지며 국정 장악력을 계속 유지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