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이해 못하시나"…'소신발언' 與 초선 비판 가담한 네이버 전무
한국전력에 대한 정부 규제를 지적해 친문(친문재인) 강성당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현직 네이버 전무가 이의를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의원으로부터 시작된 '한전 논쟁'이 2라운드로 접어든 모양새다.

김남선 네이버 G&T실 전무(책임리더)는 지난 5일 이 의원 SNS에 "의원님께서 자본시장을 전혀 이해 못하시는 것 같다”며 “아마 의원님 의견에 동의하는 여론이 진보·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김 전무는 “의원님께서 범하신 오류는 에너지값을 완전 자율에 맡기자는 근거로 자본시장을 거론하신 것”이라며 “과반수의 지분을 국가가 소유하는 한전이 상장되었기 때문에 국가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면 안 된다는 논리는 자본시장에서는 오히려 생소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이해 못하시나"…'소신발언' 與 초선 비판 가담한 네이버 전무
한전에 투자한 주주들은 국채 투자에 대한 대안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바라보고 투자했다고 김 전무는 전제했다. 그는 “(국가가 한전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를) 기대하는 투자자도 없을 것이며, 존재한다면 한전에 잘못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무는 한전과 같은 특수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깨졌던 예로 2016년 한진해운 파산을 거론했다. 그는 “전 세계의 투자자들은 국적 해운사들이 사실상 각 당국의 신용 보강을 받고 있다는 기대에 따라 한진해운의 회사채와 선박금융에 투자했다”며 “당시 청와대가 한진해운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끔 해 제대로 배신당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사실상 보증할거라는 기대와 그 기대에 따라 결정된 게 한진해운의 조달금리였다”며 “하루아침에 청와대의 180도 달라진 입장으로 자본시장은 상당한 교란과 가치의 파괴를 경험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이 의원이 거론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원님께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해당 조항을 과연 읽어보시고 말씀하신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전이 상품 가격을 결정하는 행위가 어떻게 ISD 조항을 위배하는지, 해외투자자를 어떻게 차별하거나 어떻게 그들의 공정한 절차 또는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설명을 해달라”고도 했다.

김 전무는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떠오르는 ‘신성’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1978년생으로 서울대 재료공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에 있는 로펌 크라바스스웨인&무어에서 2년간 변호사 생활을 했다. 이후 글로벌 IB인 라자드를 거쳐 2012~2017년 모건스탠리 홍콩지사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2017년에는 맥쿼리자산운용 사모펀드(PE)로 자리를 옮겨 약 3조원 규모 ADT캡스 인수전을 이끌기도 했다. 네이버에는 지난해 8월 합류했다. 김 전무는 네이버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