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엽합 대표가 제18회 ‘북한자유주간’을 기념해 대북전단을 북한으로 날려보내는 모습./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엽합 대표가 제18회 ‘북한자유주간’을 기념해 대북전단을 북한으로 날려보내는 모습./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북한이 ‘바람에 날아가는 이상한 물건’이 코로나19의 유입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정권을 비판하는 대북전단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6일 ‘전염병 전파 사태의 심각성을 재인식하고 각성하고 또 각성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바람에 의해 이상한 물건이 날려가는 것을 목격했을 때도 이것을 순수 자연현상이 아니라 악성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시달된 방역 규정의 요구대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것이 최대로 각성된 공민의 본분이고 의무”라며 주민들에게 정권의 방역 지침에 따를 것을 주문했다.

이같은 북한의 주장은 대북 전단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탈북민 출신인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난달 25∼29일 사이 두 차례에 걸쳐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에 따르면 해당 전단에는 “굶주린 인민의 피땀으로 핵 로케트 도발에 미쳐버린 김정은을 인류가 규탄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북한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지난 2일 전단 살포에 대해 이를 막지 못한 한국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비방 담화까지 발표했지만 주민들에 대한 단속까지 나섰다는 분석이다.

아직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효과가 작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적지 않은 나라들에서 악성 전염병의 급속한 전파에 대처해 왁찐(백신)을 개발하고 접종도 하고 있지만,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되고 있는 것으로 해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당초 이달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코로나19 백신 170만4000회분의 공급을 받기로 했지만 공급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북한은 최근 방역 강화만을 강조하고 있다. 신문은 “악성 바이러스 전파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은 명명백백한 주지의 사실”이라며 “비상방역전의 장기화에 대처한 마음의 신들메(신발끈)를 더욱 바싹 조일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심과 방관으로 이어지는 안일·해이성이야말로 국경 밖의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하고 철저히 극복해야 할 우리의 첫째가는 투쟁 과녁”이라며 “혁명의 원수”라고 주장했다.

송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