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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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문(친문재인) 최고위원들의 동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송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들은 당 지도부 출범 첫날인 3일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주요 현안에 지도부 내부에서 혼선을 드러내며 엇박자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봉하마을, 5·18 묘지 참배도 미루고 백신과 부동산 정책을 리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성 지지층들의 문자 폭탄과 관련해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선의로 해석하고 상처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더 소통을 확대해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면 경선에서 1위로 선출된 김용민 최고위원은 문자폭탄에 대해 "권장되어야 될 일"이라고 언급해 송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최고위에서 "검찰개혁뿐 아니라 언론개혁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개혁 등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송 대표가 검찰개혁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던 것과 배치되는 입장이다. 다만 이날 송 대표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윤호중 원내대표와 논의할 시간을 잡아보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윤 원내대표는 개혁과제에 속도조절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성 당원들은 벌써부터 송 대표의 행보를 두고 들끓기 시작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엔 송 대표가 이날 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에 참배한 것을 두고 '박사모냐' '야당 당대표냐'며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일각에선 송 대표가 친문 중심 분위기에 휩쓸려 당 쇄신을 제대로 이행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