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1일도 없이 일요일·공휴일만 빼고 305일 훈련…915만원씩 수령
수영팀 감독 "선수들 챙겨주려다 보니 일부 부당 수령"

경기 오산시 직장 운동경기부 수영팀이 훈련비를 부당 수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가 감사에 착수했다.

오산시청 수영팀 훈련비 부당 수령 의혹…시 감사 착수
이상복 오산 시의원이 30일 공개한 '오산시청 수영팀 훈련비 지급 내역'을 보면 감독 1명을 포함한 수영팀 7명은 지난 한해간 일요일과 공휴일만 제외하고 305일간 훈련해 하루 3만원씩 총 6천405만원을 수령했다.

7명 모두 단 하루의 연차도 쓰지 않고 매일 훈련에 참여해 1인당 똑같이 915만원씩을 받았다는 의미다.

훈련비는 계약한 연봉(4천만∼9천만원)과 별도로 지급되는 수당의 일종이다.

하지만 수영팀은 지난해 9월 4∼6일(금∼일) 강원도로 2박 3일간 단체 휴가를 다녀왔음에도 훈련을 한 것으로 속여 훈련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감독은 훈련일지에 '4일 오산스포츠센터 수영장', '5일 안양·의왕의 한 사설 수영장'에서 훈련했다고 허위로 기록해놨다.

오산시청 수영팀 훈련비 부당 수령 의혹…시 감사 착수
수영팀 관용차량 운행 일지에도 4일은 오산스포츠센터 관내 이동(8㎞), 5일은 안양·의왕 관외 이동(40㎞)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수영팀 감독은 "강원도에 다녀왔을 때 훈련비를 허위로 청구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또한 간혹 토요일에는 훈련하지 않았음에도 훈련비를 받은 적이 몇 번 있긴 하지만 평일은 대부분 실제 훈련을 하고 수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는 마음에서 일부 부적절한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상복 의원은 "작년 코로나 사태로 수영장이 문을 닫는 곳이 많아 훈련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일요일과 공휴일만 제외하고 305일을 훈련했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훈련비가 부당 지급된 사례가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조사를 해 보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간 5억원 이상 혈세가 투입되는 직장 운동경기부가 훈련비를 부당수령하는 데도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오산시와 시 체육회의 책임도 크다"고 덧붙였다.

오산시 감사담당관은 이날 수영팀 훈련비 부당 수령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