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김태흠이?"…이변 속 긴장 흐른 野 원내대표 경선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30일 소집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여유와 긴장감이 공존했다.

투표에 앞서 이뤄진 정견 발표와 토론에서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후보들의 농담에 웃음이 터졌지만 예민한 사안을 놓고 공방을 벌일 때는 팽팽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과거 강성 친박으로 분류됐던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협상할 때 나머지 세 분의 모습을 상상해보라"며 "여당 대표와 야당 대표가 분간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강성 친문 이미지인 윤 원내대표에 더욱 강한 투쟁력으로 맞설 적임자는 자신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자 김기현 의원은 "의석수가 (여당과) 비슷하면 얼마든지 강경하게 투쟁할 수 있다"며 "무작정 싸우지 말고 타협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경선 기간 울산 출신인 김기현 의원과 나머지 세 후보 사이에 벌였던 '영남당' 공방도 재연됐다.

김기현 의원은 "전국정당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원내대표가 비영남권이 출신이 돼야 한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강원 강릉 출신의 권성동 의원은 "어느 지역 출신은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부적절하지만, 가급적 돌아가면서 하는 게 좋으니 강원 출신도 하면 안 되나"라며 농담을 섞어 받아쳤다.

당 소속 의원 101명이 전원 참석한 1차 투표에서는 김기현 의원이 34표, 김태흠 의원이 30표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결선투표가 성사될 경우 김기현 의원과 권 의원이 맞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예상을 빗나간 결과가 나오자 장내는 술렁였다.

결선 투표 전 정견 발표는 득표순으로 하는 게 규정이었으나 이를 몰랐던 김태흠 의원은 먼저 마이크 앞에 서려다가 사회자인 김성원 의원의 제지를 받았다.

김성원 의원이 "정신없으셔도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하자 장내에는 재차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명수 의원을 제외한 의원 100명이 결선 투표를 했고, 66표를 얻은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결과 발표 직후 진행된 원내대표 후보들의 기념촬영에 권 의원은 없었다.

후보들은 김기현 의원의 당선소감 발표가 끝난 뒤 다시 모습을 보인 권 의원과 또 한 번 기념촬영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