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인물 부족 속 당심 쟁탈전 치중…컨벤션 효과도 '실종'
뒷전으로 밀린 쇄신론…'그들만의 리그' 된 與 당권레이스
결승선에 다다른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가 초반부터 지속돼 온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끝내 '집안 잔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쇄신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던 당권 레이스가 당원 표심 쟁탈전으로 기울면서 4·7 재보선 참패 이후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일반 국민의 시선을 붙드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재보선 참패 원인으로도 지적됐던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전대 국면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먼저 대선주자급 인물들이 붙었던 과거 전대보다 인물론 면에서 이번에 나선 당권주자들의 '체급'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번에 출사표를 던진 당 대표 후보 3인방은 가깝게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대세론을 일으킨 이낙연 전 당 대표에 비해 대중 인지도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4선인 홍영표·우원식 후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원내대표를 맡았고, 2008~2010년 최고위원을 지낸 5선의 송영길 후보는 세 번째 당권 도전이었다는 점에서 참신한 '당 간판'을 원하는 국민의 인적 쇄신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 고위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초재선급 신선한 인물이 과감한 공약을 들고나왔으면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다운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구호로는 '혁신'을 외쳤지만, 실제 쇄신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자성론도 내부적으로 적지 않다.

이들 주자로선 투표 비중의 40%를 차지하는 80만 권리당원의 눈치를 보다 보니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재보선 이후 전면에 등장했던 '조국 사태', '문자 폭탄' 이슈가 경선이 진행되면서 차츰 자취를 감춘 것도 이러한 배경 탓이다.

한 당권주자 캠프의 관계자는 "역대 전대에서 당 대표 선거 향배를 가른 건 바로 권리당원 표심"이라며 "권리당원 눈치를 보지 않고 선거를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총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은 '2부 리그'로 전락하면서 시작부터 맥이 빠진 채로 출발했고, 그나마 선거 기간 내내 당권 경쟁에 가려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후보 등록자가 7명에 그치는 바람에 컷오프(예비경선)조차 생략되면서 애당초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고강도 혁신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였던 최고위원 주자들 역시 당심(黨心) 마케팅에 치중하면서 차별화된 공약을 선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원내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당 지지율 상승이 없었다는 점을 뼈아프게 들여다봐야 한다"면서도 "아무리 집권당이지만 코로나 국면이라 소위 말하는 컨벤션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