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사진) 시절 서울시에 특보가 9명이나 임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오세훈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에는 단 2명의 특보만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박 전 시장의 특보 남발을 두고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05년 이후 서울시에 임용된 특보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시에는 총 12명의 특보가 임명됐다.

박원순 취임 전 서울시, 실질적인 특보는 단 1명

12명 중 9명은 박 전 시장 시절 임명됐다. 보궐선거를 통해 민선 5기 서울시장에 올랐던 박 전 시장은 2011년 10월 보궐선거로 취임한 이후 자신의 측근들 위주로 특보단을 꾸려왔다.

박 전 시장은 임기 시작 직후인 2011년 11월 캠프에서 정책단장을 맡았던 서왕진씨를 정책특보에 임명했다. 시민단체 환경정의 출신의 서씨는 박 전 시장 체제에서 정책특보, 정책수석비서관 등을 거쳤다. 최근까지는 서울연구원장으로 재직했으며 오 시장 부임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DDP 화상스튜디오 '서울-온'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시민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DDP 화상스튜디오 '서울-온'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시민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 전 시장은 바로 다음달은 2011년 12월 희망제작소, 아름다운재단 출신의 유창주씨를 미디어특보에 임명했다. 유씨는 최근까지 서씨가 이끌던 서울연구원에서 초빙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1년 동안 특보를 임명하지 않던 박 전 시장은 2012년 12월에 노동보좌관을 역임하던 주진우씨를 새 정책특보를 임명했다. 최근까지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주씨 역시 최근 직에서 물러났다.

박 전 시장은 이후 또 1년 뒤인 2013년 12월 문호상씨를 미디어특보에 임명했다. 미디어특보를 역임하던 문씨는 2014년 3월 서울시를 떠난 뒤 '박원순 캠프' 홍보팀장으로 2014년 지방선거를 도왔고 지방선거 이후 2015년 3월까지 서울시 미디어수석을 맡았다.

권영세 "박원순 서울 사유화 증거 곳곳서 나타나"

이후 한동안 특보를 임명하지 않던 박 전 시장은 2016년 7월 정책보좌관 역할을 해오던 안균오씨를 정책특보에, CBS 논설위원 출신의 김주명씨를 미디어특보에 임명한다. 안씨는 현재 서울시 중구시설관리공단에서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김씨는 2017년 3월 박 전 시장 비서실장으로 임명된다. 김씨는 현재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박 전 시장은 2018년 1월 권정순씨를 정책특보에 앉힌다. 같은 해 6월 정책특보에서 물러나는 권씨는 박 전 시장이 3선에 성공한 뒤 8월 다시 정책특보에 오른다. 이 시기 박 전 시장은 공보특보로 이민정씨를 임명한다. 권씨와 이씨는 2020년 8월 특보직에서 물러났다. 박 전 시장은 같은해 7월 숨졌다. 2019년 1월에 젠더특보에 임명됐던 임순영씨는 지난 1월 직에서 물러났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반면 민선 4기와 5기 서울시장을 역임했었던 오 시장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단 2명의 특보만 뒀었다. 오 시장은 겹치는 기간이 있었던 박 전 시장의 특보단과 다르게 2008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공보특보를, 2010년 8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시민소통특보를 뒀다. 기간의 겹침 없이 단 한 명의 특보만 뒀던 셈.

이 같은 박 전 시장의 과거 특보 운용을 두고 전임 시장과 달리 자기 사람 챙기기에 서울시 세금이 남용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 의원은 "서울시의 '잃어버린 10년' 시절 박 전 시장이 서울을 사유화 했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박 전 시장의 측근들이 대거 특보로 임명됐던 부분은 서울시민을 우롱한 행위이자 명백한 세금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