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수사로 부담 클 것" vs "그래도 입당으로 정리될 것"
尹, '사면 혼선' 국힘과 거리두기?…김종인 손 잡을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 등을 두고 국민의힘이 혼선을 거듭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민도 길어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서병수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잘못됐다고 한 이후로 사면과 탄핵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

자칫 탄핵 불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 화들짝 놀라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며 선을 그었지만, 사면에 대해선 당 중진들이나 지도부 후보들을 중심으로 필요성을 언급하고 소장파가 이에 반발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선 당 지지율이 2%포인트 하락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탄핵과 사면을 둘러싼 혼란을 자초해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퇴행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바뀌지 않는 한, 윤 전 총장을 끌어들여 당내에서 야권의 단일 후보를 세우겠다는 국민의힘 구상은 한층 어두워진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감지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난 뒤 예상했던 '아사리판'이 그대로 전개되는 마당에 윤 전 총장이 굳이 국민의힘에 들어갈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지인은 26일 통화에서 사견을 전제로 "김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윤 전 총장도 '누가 가더라도 당을 한 번에 바꾸기 어렵다'고 느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활동한 윤 전 총장으로서는 탄핵 부정이나 사면 요구가 거북스러운 구호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한다면 당과 윤 전 총장이 자기부정을 하는 꼴"이라며 "윤 전 총장도 밖에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제1야당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장외 훈수'를 이어가는 김 전 위원장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의힘에는 여전히 윤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주 대표 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입당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에 "그 점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해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도 국민의힘 입당 등 정치적 입장을 정리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