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쇄신안엔 '알맹이' 빠져…결국 '권리 黨心'으로?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민심을 받들겠다면서 쇄신론을 외쳤지만, 점차 방향성이 모호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패인으로 지목되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부동산 정책 실패, '내로남불' 태도 등에 대해 선명하고 발 빠른 조치를 하기보다는 혼란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겠다는 취지의 '현충원 사과'는 의도와 달리 잡음을 낳고 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현충원 방명록에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쓴 것을 두고 '오거돈 사건' 피해자는 "내가 순국선열이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당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훈 의원은 23일 YTN 라디오에서 "순국선열을 모신 자리와 피해자들에 대한 부분은 분리하는 것이 맞는데 판단을 잘못했다"며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론'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애초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세제 완화론이 잇따라 제기됐지만, 정책 혼선이라는 반발이 불거지면서 되레 시장의 혼선만 가중하는 모양새가 됐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부동산 문제 자체가 예민하고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관련한 여러 구상과 소통들이 심도 있게 비공개로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의 자체 쇄신안을 두고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지도부에 쇄신위원회 구성,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 사과, 당내 민주주의 강화 등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일부 초선의원들이 앞장서 거론한 '조국 사태'나 무공천 당헌·당규 재개정, 인적 쇄신 문제는 비켜가면서 중진들 사이에서 "안 하느니만 못한 성명", "말로만 쇄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장 중도로의 외연 확장보다 강성 권리당원의 목소리를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청래 김남국 의원 등이 편파 방송과 고액 출연료 구두계약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김어준씨를 엄호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치 않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이 하루아침에 바뀌겠느냐"며 "아직도 당내에 위기의식이 그리 큰 것 같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인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아직도 민주당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질책이 난무한다"며 "우리 정신 차립시다"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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