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회의서 탄소 추가감축 약속
파급영향 분석 없이 '밀어붙이기'

"석탄발전 금융중단도 부작용 커
국내기업 일감, 中이 차지할 것"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가속화에 대해 경제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세계 기후정상회의에서 약속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추가 상향과 해외 석탄발전 수출에 대한 공적금융 중단이 발전 산업생태계를 위협하고 전기료 상승 등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NDC 상향 등이 가져올 부작용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 기후정상회의와 관련해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정부 부처 합동브리핑에서 NDC 상향과 관련해 “국가 경제나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NDC는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향 수준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출범하는 탄소중립위원회에서 기업, 시민단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협의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NDC 상향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법 제정 과정에서 논란이 클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산업부는 올해 말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구조 전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도출 과제는 탄소중립 특별법 제정으로 구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발적 협약을 통해 참여하도록 하고 규제 대신에 인센티브 중심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 교수는 “실질적으로 이행 가능하면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탄소중립 전략과 방안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구체적 계획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구체적 방법론이 없다면 다음 정부, 그 다음 정부에 계속해서 전기료 상승 등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석탄발전 수출에 대한 공적금융 중단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해외 석탄발전사업은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해당 프로젝트에 대출을, 무역보험공사는 보증을 제공한다. 국책금융기관이 금융을 중단하면 프로젝트 수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발전업계의 하소연이다.

업계는 친환경 기술인 저탄소 초초임계압(USC) 기술을 사용하는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해외 석탄발전 시장에서 밀려나면 덜 환경친화적인 중국 기업들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임도원/이지훈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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