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사진=연합뉴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전담하는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해당 인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청와대는 21일 현재까지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을 고수하고 있다.

기모란 방역기획관은 지난해 11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 구매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 다른 나라가 예방 접종을 먼저 해 (역작용 등의) 위험을 알려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이자 백신을 계약해놨는데, 더 좋은 게 나오면 물릴 수 없게 된다"며 "백신 확보 문제는 정부가 잘못한 부분이 아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 지난해 12월 방송에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화이자, 모더나는 미국 회사고, AZ(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회사"라며 "FDA(미국식품의약국)가 AZ 승인을 늦추는데 화이자, 모더나 같은 회사가 힘을 쓴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하자 "그렇죠"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이외에도 기모란 방역기획관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휴원·휴업 필요 주장에 대해 "비과학적"이라고 주장했다가 정부가 휴원·휴업 등을 결정하자 자신의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이에 야당은 '방역을 교란했던 사람을 방역 핵심으로 세웠다'며 연일 청와대를 비판하고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 교수를 방역기획관에 발탁한 것은 코로나19 방역을 포기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기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중국발 입국 금지를 반대하고 전 세계가 백신 확보에 나설 때 백신이 급하지 않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방역 방해 전문가를 방역기획관으로 발탁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서도 "기 교수의 남편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바 있다"며 "기 교수의 임명이 또 하나의 보은 인사에 지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