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재건축 현장 나가봐 달라"…文 "가격 상승 부추길 수 있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50년 된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직접 방문해줄 것을 건의했다. 재건축이 막혀 있는 노후 아파트의 심각성을 현장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재건축으로 인한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상춘재로 오 시장과 박영준 부산시장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재건축 관련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그는 "안전진단을 강화했는데 재건축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며 "취임 후에 여의도 시범아파트 가보니 건축된지 50년이 돼 집이나 상가에서 생활이나 장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폐허화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직접 방문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오 시장은 "재건축이 주변 집 값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막고 있다"며 "여의도 시범아파트 같은 재건축 현장을 한번만 대통령이 나가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71년에 지어진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에 속한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7월 ‘여의도 통개발’을 발표했다가 집값 급등으로 이 계획이 전면보류된 이후 시범아파트의 재건축도 기약없이 미뤄졌다. 오 시장은 오찬에 참석한 뒤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재건축 억제 수단으로 활용해왔던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을 위한 개선 건의안 공문을 국토교통부에 발송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재건축이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입주자들이 쉽게 재건축을 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 멀쩡한 아파트를 재건축 활용할 수도 있다"며 "그러면 낭비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주택가격 안정과 투기 억제 공급 확대까지 추진하고 있는데 이건 서울시와 다를 게 없다"며 "국토교통부로 하여금 서울시와 더 협의하게 하고 필요하면 현장을 찾도록 시키겠다"고 말했다.

민간 개발 자체를 막을 의도는 없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임 국토부 장관 인터뷰를 보니 민간 아파트 개발 자체를 막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며 "공공 재개발을 추진하지만 민간개발을 막는 것은 아니고 시장 안정조치만 담보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영연/하수정 기자 yy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