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장 자격없다" 윤리특위 징계안 예고…與 "집단행동 다분히 의도적"

국민의힘 의원들이 20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제히 퇴장했다.

전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친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에 대해 동료 야당 의원들이 큰 소리로 격려하자,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조롱한 김상희 부의장에 대한 항의성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시 회의장으로 복귀하지 않으면서, 이틀째 대정부질문의 남은 일정은 야당 측 질의 없이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반쪽 대정부질문…"신났네" 김상희 의장석 오르자 野 퇴장(종합)
김 부의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질의자로 나서자 박병석 국회의장을 대신해 의장석에 앉아 사회를 보기 시작했다.

김 부의장이 마이크를 잡자마자,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사과부터 하세요", "이렇게 해놓고 아무 말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부의장 자격이 없잖아"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석 바로 앞까지 뛰어나가 선 채로 "잘못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셔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따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 부의장이 항의를 무시하고 회의를 계속 진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시 김 부의장을 등지고 회의장을 떠났다.

양향자 의원은 "반도체에 관한 얘기다.

안 들으시면 안 된다"고 퇴장을 만류하다 야당 의원들 없이 질의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퇴장 직후 통화에서 "국회부의장이 국회를 우습게 알고 야당을 조롱했다"며 "최소한 유감 표명은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사건 당사자 격인 허은아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김 부의장 발언에는) 오직 야당에 대한 비아냥과 차가운 오만이 가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배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부의장에서 사퇴하실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단체 퇴장이야말로 민생을 외면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다분히 의도적인 정치적 구호와 행위로 민생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부의장의 혼잣말에 문제가 있었다면 정당한 절차와 방법으로 지적하고,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집단행동으로 입법부를 대표하는 부의장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오만방자함의 극치"라고 쏘아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