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단독 인터뷰

서울시장 경선 승패 의미 없다
목표로 했던 야권승리 달성

그동안 언론 인터뷰 고사한 건
吳시장이 돋보이길 바랐기 때문

민주당은 자기 세계 갇혀 중도층 잃어
윤석열은 정권교체 민심 담은 '큰 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국민연금 등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는 외면한 채 검찰개혁만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인터뷰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첫 언론 인터뷰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국민연금 등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는 외면한 채 검찰개혁만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인터뷰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첫 언론 인터뷰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을 바꾸려면 서울시장 선거와 같이 범야권 대통합을 해야 한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주연 조연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어떤 역할도 맡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야권 대통합이 유효하다는 사실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명쾌하게 입증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이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중도층을 잃었다”며 “야권이 중도층으로 확장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야권 승리’ 원동력은 단일화의 힘
안 대표는 재·보궐 선거 이후 2주간 언론 인터뷰를 고사했다.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정치인 오세훈’이 조명받아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하고 싶은 얘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이번 재·보선의 의미에 대해 “여당 성향이 강한 서울의 역대 선거에서 18%포인트 차로 압승한 전례가 거의 없다”며 “엇비슷한 결과가 나온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이 야권의 손을 들어줬다. 명백한 단일화의 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았던 부산 보궐선거는 18~40세 연령층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못 미쳤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야권 단일화에선 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안 대표는 “이루려던 목표(야권 승리)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에선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보다는 야권의 승리라는 ‘대의’가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야권의 대선 후보 통합 경선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야권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일관되게 좋은 평가를 한 정치인이 바로 저”라며 “윤 전 총장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심을 담고 있는 거대한 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현재 윤 전 총장 지지율보다 중요한 것은 야권 대통합”이라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처럼 야권의 대선 후보를 하나의 무대에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거품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며 정치 경험이 전무하던 자신도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몇 달간 지지율이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안 대표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후보에게 대선 후보를 양보하고 물러났다.

안 대표는 ‘내년 대선에선 정권 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맡겠냐’는 질문에 “연출, 조연, 주연 어느 역할을 맡을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는 칼럼이 많이 회자된 걸로 안다”며 “필요한 어떤 역할도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정권 교체를 위해선 “야당이 더 유능하고 도덕적이며 공정하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며 “내년 대선 정권교체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 연금개혁 등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검찰개혁만 외친 결과 선거에서 심판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살짝’ 내비쳤다. 안 대표는 ‘올해 초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면 서울시장이 됐을 것’이라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당시 국민의힘에 곧바로 입당했다면 이에 실망한 중도표가 이탈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이유를 묻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를 꼽았다. 그는 “LH 사태가 터지니 (야권에서) 누가 나와도 이길 수 있는 구도가 돼버렸다”고 했다.
국민의힘과의 조기 합당에 신중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간 합당 문제에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안 대표는 “과거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당)이 합당을 추진할 때 신속한 결정을 위해 당원 투표로 밀어붙인 결과 합당이 아니라 분당 사태가 났다”며 “우리 당엔 그때 상처를 입은 사람이 아직도 많다. 그래서 제대로 소통과정을 거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합당 과정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 대표는 “세 군데 시·도당 의견을 들어보니 당장 합당하자는 의견, 새로운 국민의힘 지도부와 합당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 등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전국 시·도당 의견을 수렴한 뒤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당이 되더라도 중도개혁 성향,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유지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포기하고 미국 선택해야”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 지명 등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인사에 대해 “선거 참패 결과를 두고 문 대통령은 대변인 명의로 고작 100자 정도의 논평을 냈다”며 “정책을 바꾸거나 변화하겠다는 의지, 진정성 등을 전혀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을 예로 들며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시대에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전략을 짜기는커녕 기술 전쟁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한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하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미국을 택해야 한다”며 “모든 기술 분야를 미국이 선도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과도 상호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기술동맹을 맺으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동욱/이동훈/성상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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