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이승재기자fotoleesj@hankyung.com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이승재기자fotoleesj@hankyung.com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7일 4·7 재보궐선거 결과에서 '이대남'의 표심만 주목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남성우월주의 사회라는 것은 재보선에서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투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남' 표심 얘기만 떠들어대고 '이대녀' 표심 얘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상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이상함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여겨지는 게 이 사회가 이상하다는 증거"라며 "나를 포함해 우리 한남충(한국남자를 비하하는 표현)들 다 같이 반성 좀 하자"고 피력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추신을 달고 "하나의 집단이 등질적으로 가면 그 집단은 멍청해진다. 내가 특정 시점부터 오직 여성들의 페이스북 친구 신청만 받아온 이유"라며 "그렇게 했는데도 페이스북 친구 전체에서 남녀 비율은 아직도 8:2.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진 전 교수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페미니즘 이슈에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이 여당을 향해 "여성주의에만 올인해 재보궐 선거에 참패했다"고 주장하자, 진 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다.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만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이 전 최고위원은 "이제는 페미니즘이 계몽사상이니까 그냥 외우라는 주문까지 나온다. 님들에게는 페미니즘이 성경이냐"라고 글을 올리자, 진 전 교수는 "이준석을 비롯해 국민의힘 내의 안티페미니즘 정서에 대해서 한 번 정리가 필요하다. 한 번 화끈하게 붙자"고 받아쳤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