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의총 >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국민의힘 의총 >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민의당과 합당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이전에 통합할지, 아니면 이후에 할지는 끝내 결론짓지 못했다. 주호영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주 대표대행이 직접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1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당과 합당의 건을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77명의 의원 대부분이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표대행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통합을 찬성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며 “반대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전당대회 일정이나 합당 시점은 정하지 못했다. 앞서 주 대표대행이 직접 제안한 ‘선통합론’에 대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 대표대행은 “합당을 전대 전에 하느냐 후에 하느냐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통합 절차가 빨리 진행되면 먼저 하는 거고, 늦어지면 전대를 먼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당 작업은 오는 23일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국에 있는 당원들과 접촉하며 합당 의견을 묻고 있다. 안 대표의 전국 순회는 23일까지로 계획돼 있다.

주 대표대행은 통합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그는 “통합의 주요 변수인 지분, 재산관계, 직원 고용승계 등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어 순조로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주 대표대행은 이날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임시체제가 오래가는 건 맞지 않으니 조속히 원내대표를 뽑을 수 있도록 조기 퇴진을 결정했다”며 “후임을 뽑는 일정을 최대한 당기고, 그때까지만 잔무를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대표 출마의 뜻을 밝힌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며 “원내대표 직책을 갖고 있는 동안에는 이 직책에 대해서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사실상 주 대표대행이 당대표 경선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주 대표대행과 물밑 단일화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진 정진석 의원은 이날 경선 불출마의 뜻을 밝혔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작은 이득과 알량한 기득권을 앞세워 분열해서는 안 된다”며 “첫째도 둘째도 당의 단합과 결속”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대행이 사의를 밝힌 날 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두 사람 간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 의원이 주 대표대행을 밀어주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들이 직접 당에 제안한 정책위원회 의장 분리 선출의 건도 이날 의총에서 의결됐다. 그동안 정책위 의장은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동시에 선출해왔다. 이렇다 보니 정책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원내대표 당선을 위한 지역·계파 할당이 우선시돼 왔다는 비판이 있었다. 앞으로 정책위 의장은 당대표·원내대표의 합의 및 의총의 추인을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