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사진)이 16일 국무총리 임명 및 5개 부처 개각과 참모진 개편을 단행했다.

국무총리에 TK(대구·경북) 출신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내정한 것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비문'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한 것이 눈길을 끈다. 여권 내부에서도 4·7 보궐선거에 대한 반성 기류가 일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인사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TK 출신의 김부겸, 마지막 국무총리 내정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무총리 및 5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집권 후반기 행정부를 이끌게 된다. 특히 이낙연·정세균 전임 국무총리들이 호남 출신이지만 김 후보자는 정부 첫 TK(대구·경북) 출신 국무총리다.

경북 상주 출신의 김 후보자는 경북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군부 독재에 맞서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뛰어들기도 했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복역하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 지도부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내정자. /사진=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 내정자. /사진=뉴스1
김 후보자는 한나라당 소속이긴 하지만 개혁적 성향이 강했다. 이에 그는 통합민주당 시절 함께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대선에서 당선된 후인 2003년 8월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다.

경기도 군포에서 3선(16, 17, 18대)을 내리 달성해 수도권에서 탄탄한 기반을 닦은 중진 의원이었지만, 노 전 대통령처럼 지역주의 타파를 고민해 오던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 이후 20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갑에서 배지를 달기도 했다.

"보궐 이후 文이 직접 인적 쇄신 나선 것"

여권 대표적 '전략통'으로 불리는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은 대표적인 '비문' 인사다. 문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이지만 2017년 대선 당시에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도왔다. 이때부터 정치권에서는 그를 '비문'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비례대표 8번을 받아 20대 국회에 입성했던 그는 2019년 '조국 사태' 당시에는 "부끄러워 의원 못하겠다"며 당에 쓴소리를 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서는 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판을 드러내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다시 방송 활동 등을 통해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철희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철희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후보자와 이 신임 수석 인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문 대통령이 여권 내에서도 '비주류'라고 불리는 이들을 기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사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문 대통령이 인사를 통한 쇄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그야말로 인적 쇄신 아니겠는가"라며 "당 내부에서도 보궐 참패 이후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역시 문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