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올해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을 중국·러시아·이란과 함께 미국을 위협하는 대표 국가로 꼽았다. 올 들어 무력 도발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는 북한이 핵실험까지 재개할 경우 북한 비핵화 협상도 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정보당국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자신의 조건에 따라 협상에 임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올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은 가까운 미래에 WMD 위협이 될 것”이라며 “김정은은 계속 강력하게 핵무기에 전념하고 있고, 북한은 탄도미사일 연구 개발에 활동적으로 나서며 생화학무기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국가적 목표가 핵보유국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재래식 군사력 현대화 시도와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제재 회피, 사이버 능력 등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인정, 위신, 안보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이 핵무기를 외부의 개입을 막는 궁극적인 억제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자신의 체제에 가해지는 현재 수준의 압박은 이러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바라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의 이같은 분석은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우리 정부 인식과는 상반된다. 북한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약속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이듬해 12월 모라토리엄 중단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핵실험과 ICBM 발사는 재개하지 않은 상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북한은 지금도 (핵실험은 하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엄 약속은 지키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는 지난 13일 공동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2017년 3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매년 12~18개씩 추가해 2027년에는 핵무기 151~242개를 보유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남북한 간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북한이 한국 주요 도시를 최대 60개의 핵무기를 이용해 타격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았다.

한편 ODNI의 보고서는 중국을 미국의 최대 위협국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중국을 ‘(미국과) 점점 더 동급에 가까운 경쟁자’라 표현하며 남중국해, 동중국해, 인도 국경 등지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도 언급했다. 중국이 대만 통일을 향한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어 러시아와 이란에 대해서도 별도의 챕터를 만들어 미국 안보에 위협을 끼친다고 기술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은 14~15일 개최될 예정인 미 상·하원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관련 내용을 설명한다. 검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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