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청사로 나뉘어 '불편', 여수시장, 핵심 사업 추진
"코로나 시국에 수백억 낭비"…시의회·시민단체 반대

권오봉 전남 여수시장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시청사 별관 증축을 두고 지역 사회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민 편의냐, 예산 낭비냐'…여수시 별관 증축 찬반 '팽팽'
12일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시 본청사는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 등 3여(麗)통합이 되면서 학동에 있는 1청사에 자리 잡았다.

통합된 이후에도 여서동에 있는 제2청사와 문수동 제3청사로 분산되는 등 8곳에 사무실이 흩어져 있다.

문수동 제3청사는 여수교육지원청에서 무상으로 임대해 쓰고 있으나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청사 통합론이 제기됐다.

여수시는 민원인의 불편 해소와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본청 뒤편 주차장에 392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별관을 증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여수시는 별관 증축을 위해 시의회에 공유재산 관리계획 의결안을 제출했으나 시의회는 예산 낭비를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여수시는 지난달 추가경정 예산안에 별관 증축을 위한 설계 예산 15억1천300만원을 상정했으나 시의회는 전액 삭감했다.

일부 시민단체도 시의회의 별관 증축 반대 방침에 동조하고 나섰다.

여수시민협은 최근 성명을 내어 "코로나19 재난 상황에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받는 시민의 삶을 챙기고, 정주여건 개선으로 인구 유출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장이 시청 별관신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행정력과 세금낭비가 뻔한 사업추진에 시민은 떠나고 공무원만 남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수시주민자치협의회와 여수시새마을협회, 바르게살기운동여수시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시자생단체협의회는 시청 별관 증축을 주장하고 나섰다.

여수시자생단체협의회는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개로 나눠진 여수시 청사로 시민들은 오랫동안 불편을 감내하며 살아오고 있다"며 "정치 논리로 다가서지 말고 시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별관을 증축하라"고 촉구했다.

별관 증축 문제를 두고 지역 사회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시민의 여론을 물어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별관을 증축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단체들도 여론 조사를 주장하고, 반대하는 쪽도 여론 수렴을 위한 공론화 준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청사가 분산돼 시민은 물론, 외부에서 오는 민원인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청사 통합 내지는 별관 증축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시의회가 예산 낭비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준의 예산이어서 의회를 상대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