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은커녕 권력싸움인가"…지도부 구성 놓고 내홍 조짐

더불어민주당이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최고위원들을 5·2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했다.

애초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원을 중앙위에서 선출하기로 했지만, "전당대회에서 직접 투표로 뽑자"는 요구에 전격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허영 대변인은 이날 비대위에서 '최고위원 선출방식 변경'을 의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은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는 차원에서 권한을 존중해달라는 것이고, 비대위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대 직접 투표 방식으로 지도부가 다시 친문 일색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당 지도부와 지역위원장, 지자체장 등 800명으로 구성된 중앙위에서는 계파·지역·성별·세대 등을 안배한 통합적 지도부 출범이 고려될 수 있지만, 전당대회에서는 친문 권리당원들의 목소리가 선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4·7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후퇴하라는 요구에 처한 친문 주류가 당 수습을 주도하는 구도로 흐를 수 있다.

작년 8월 전당대회 당시 정세균계의 핵심인 이원욱 의원이 대의원 투표에서 17.39%로 1위를 하고도 권리·일반당원 조사에서 친문 후보들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 비주류 중진은 "1만명도 안 되는 친문 당원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

꼬리에 달린 깃털이 당의 몸통을 흔든다"며 "균형있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원' 요구에 최고위원 경선룰 급변경…"도로 친문" 우려도

재보선 후 당 노선을 두고 내홍 조짐도 엿보인다.

한 친문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 추진이 문재인 정부를 청산하자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부동산 등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 쇄신논의에 대해 "기득권과 무오류의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국민은 아무 관심없는 지도부 선출방식에 집착하지 말고, '혁신과 반성'의 장이 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 핵심 인사도 "친문 도종환 비대위원장을 임명한 것은 '쇄신 한번 해줄게'라고 말하는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한 다선 의원은 최고위원 직접 투표를 요구한 박주민 의원을 향해 "임대차3법 통과 전 임대료를 올려받은 일로 당 지지율 깎아 먹은 것이나 석고대죄하라"고 비난했다.

오는 12일에는 초선 의원들의 2차 모임과 재선 모임, 13일에는 3선 모임이 열릴 예정이다.

논의 결과에 따라선 쇄신 논의가 차기 당권을 둘러싼 내부 권력다툼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