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정황이 잇달아 감지되고 있다. 북한이 SLBM 탑재가 가능한 3000t급 잠수함 건조를 완료한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북한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0일(현지시간)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있는 SLBM 시험용 바지선에서 미사일 발사관이 제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위성사진에는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트럭에 실린 크레인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포착된 데 이어 네 시간 뒤 이 물체가 트럭 짐칸에 놓인 모습이 포착됐다. 38노스는 “탄도 미사일 잠수함 진수를 위한 준비 과정일 가능성과 더 큰 SLBM을 시험하기 위한 개량 작업일 가능성, 혹은 SLBM 시험 발사를 위한 초기 준비 단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신포조선소에서 3000t급 잠수함 건조 작업을 이미 마쳤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을 개조해 건조한 3000t급 잠수함은 전폭 7m, 전장 80m 안팎의 규모로 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이 잠수함을 공개한 직후 그 잠수함을 이용해 ‘북극성-3형’ 등의 SLBM을 실제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대미(對美) 압박 효과 극대화를 위해 진수식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관측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혀온 가운데 북한이 미국의 새 대북정책 기조를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오는 15일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15일은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인 동시에 미국 의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관련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