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부동산정책협의회
재산세 인하·장기전세주택 확대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11일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재산세 인하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11일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재산세 인하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뉴스1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국민의힘과 함께 장기전세주택 공급 확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재산세 인하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과 종합부동산세를 강북 균형발전 재원으로 쓰기 위한 법 개정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부동산 민심을 기반으로 당과 함께 정부·여당을 압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 정책협의회’에서 “토지 임대인에 대한 재산세·양도세 인하 등의 세제 혜택이 없으면 ‘상생주택’이 활성화되기 힘들다”며 이 같이 밝혔다. 상생주택은 최장 20년까지 무주택자가 살 수 있는 오세훈식 장기전세주택이다. 주변 시세의 80% 이하로 공급하며, 토지를 빌려주는 민간 토지주에게는 최소 20년 동안 토지 임대료 지급,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오 시장은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도 언급했다. 그는 “안전진단 기준이 굉장히 강화돼 있는데 노후 아파트는 정비사업 추진에 상당한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정부와 풀 수 있게 당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과 함께 늘어난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방세법 개정도 주문했다. 오 시장은 “공시가격이 너무 급격히 상승하는 바람에 이와 연동된 건강보험료를 비롯한 60가지 요금도 함께 올라 시민들에게 재산상 부담이 생겼다”며 “근본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내에서도 공공 주도의 2·4 부동산 공급 대책을 계획대로 추진하려면 서울시 협조를 얻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양측 이해 관계가 일치할 수 있는 부동산 공급 정책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오 시장과 국민의힘의 요구를 정부·여당이 어느 정도 수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연일 정부·여당 압박하는 吳…"서울 아파트 공시價 전면 재조사"
"과도한 세금 바람직하지 않아"…원희룡·조은희도 협공 나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한 것은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협조와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규제의 핵심인 안전진단 규제를 풀려면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률을 바꿔야 한다. 오 시장의 장기전세주택 공약인 ‘상생주택’을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서도 부동산 세제를 손질해야 한다. 이 역시 법 개정 사안이다. 지방세 완화 공약도 지방세법을 고쳐야 한다. 오 시장이 자체 추진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은 한강변 층고 제한 완화, 재건축 단지 이주 시기 조정 등 극히 일부에 그친다.

오 시장은 정부·여당의 협조를 끌어내기에 앞서 ‘우군’인 국민의힘의 공감과 지원을 받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를 찾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에 참패한 더불어민주당도 이제는 부동산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 시장 취임일인 지난 8일 “정부는 투기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불공정 거래 근절 등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불투명한 공시가격 산정 절차도 바꿔야 한다며 민주당과 정부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오 시장은 10일 공시가격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1단계 조치로 서울 시내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를 전면 재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나치게 세금 부담을 늘리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대로 된 재조사를 바탕으로 근거를 갖고 건의하면 중앙정부도 끝까지 거절할 수는 없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공동주택 공시가는 평균 19.9% 올랐다. 특히 노원구(34.7%) 도봉구(26.2%) 강북구(22.4%) 등 중저가 생활형 아파트 등의 공시가 상승률이 평균을 웃돌았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재조사하겠다는 오 시장의 방침에 즉각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미 자체 조사를 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와도 공동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당장 올해 공시가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시가가 오는 29일 확정되기 때문이다. 내년 공시가 산정 때 개정된 기준을 적용하거나 공시가 동결을 이끌어낸다는 게 오 시장 측 구상이다.

민주당도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연평균 공시가 인상률을 10%로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공시가 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지은/성상훈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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