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2001년 "국산 전투기 개발"→2015년 KAI와 본계약→2021년 시제기 출고
사업 타당성 논란·미 핵심기술 이전 거부 등 딛고 결실…2028년까지 실전배치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KF-21(보라매)은 개발 천명 이후 시제 1호기가 9일 대중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20년이 걸렸다.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은 2001년 3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시작됐다.

합참은 2002년 11월 당시 공군 주력기인 KF-16보다 약간 상위급의 전투기 120여 대를 개발하는 것으로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했다.

KF-X 사업이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후 사업 타당성과 미국 측의 핵심 장비와 관련된 기술 이전 거부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KF-X 사업은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형 전투기 마침내 첫선…DJ 개발 천명 이후 20년만

우선 사업 타당성이 있느냐부터가 논란이었다.

2003년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200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잇따라 사업 타당성이 없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자 군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해졌다.

그러다 2009년 방위사업청이 건국대에 의뢰한 사업 타당성 분석에선 '경제적 타당성을 갖췄다'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사업 추진에 다시 탄력이 붙었다.

2010년 12월 예산 441억 원이 반영되면서 2011∼2012년 탐색개발이 진행됐고, 2013년 11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작전요구성능(ROC)과 전력화 시기, 소요량이 확정되는 등 사업은 순항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5년 4월 미국이 KF-X 개발에 필요한 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 배열) 레이더와 IRST(적외선 탐색·추적 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 핵심 장비의 기술 이전 불가 방침을 통보하면서 사업은 다시 난항에 부닥쳤다.

방사청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들 4개 핵심 장비의 체계 통합과 관련된 기술을 국내 개발하되 필요할 경우 제3국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방사청은 2015년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2015∼2026년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개발(블록1)에 8조1천억원, 2026∼2028년 한국 단독으로 진행하는 추가무장시험(블록2)에 7천억원 등 사업 규모만 8조8천억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 사업'으로 통하는 KF-X 사업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셈이다.

한국형 전투기 마침내 첫선…DJ 개발 천명 이후 20년만

이후 2018년 6월까지 요구도 분석과 기본설계를 마쳤고, 상세설계를 거쳐 2019년 9월 시제기 제작에 돌입했다.

동시에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4개 핵심 장비의 체계 통합과 관련된 기술도 국내 개발이 진행됐다.

KF-21의 눈에 해당하는 AESA 레이더와 IRST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시제품이 각각 시제 1호기에 탑재됐다.

RF 재머를 포함한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도 시제 1호기에 탑재돼 지상·비행시험을 거친다.

광학 영상과 레이더로 표적을 찾는 EO TGP는 공대지 장비여서 2026년 7월부터 2028년까지 진행하는 공대지 전투능력을 위한 블록2 추가무장시험에 반영된다.

KF-X 외형은 5세대로 꼽히는 미국 F-35A 스텔스 전투기와 비슷한 4.5세대 전투기다.

유럽제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독일 딜사의 공대공 미사일(AIM-2000) 등을 탑재할 수 있고, 현재 국내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도 장착할 수 있다.

한국형 전투기 마침내 첫선…DJ 개발 천명 이후 20년만

이처럼 AESA 레이더와 IRST, EW Suite, EO TGP 등 4대 핵심 장비의 부분 국산화를 포함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한국 기술진이 주도한 끝에 이날 KF-21의 완성된 실물이 처음 공개됐다.

다만 KF-21이 당장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년여간의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께 첫 비행을 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차례로 제작되는 시제 1∼6호기가 4년간 총 2천200여 소티(비행횟수)의 비행시험을 마쳐야 2026년 6월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춘 블록1의 체계개발이 종료된다.

이후 2028년까지 블록1 초도 물량이 생산돼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그사이 다른 나라가 선수 치지 않는다면 한국이 세계에서 13번째로 자국산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되기까지는 앞으로 최소 5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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