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 여론 실체 확인…'가덕도 공세'에도 민주 패배
내년 지선, 대선과 불과 석 달 차이…전문가 '절대 연동' 관측

2018년 6월 13일(지방선거일) 저녁,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사에는 탄식이 흘렀다.

17개 시·도지사직을 놓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4곳을 싹쓸이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다.

화면에 나타난 빨간색 지역은 2곳, TK(대구·경북)뿐이었다.

당시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른 원희룡 지사의 제주를 더해도 14대3의 완패였다.

이후 지난 3년간 지방권력 구도는 극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그러나 7일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을 국민의힘이 탈환하며 민주당 일방의 지방권력 구도에 큰 균열이 일어났다.

이번 선거로 여야의 광역지자체장 스코어는 12대5가 됐다.

아직 민주당의 절대적인 우세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날 승리는 단순한 두 곳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이어서다.

야권으로서는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한 지방권력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희망이 나온다.

서울시의 경우 이날 오후 11시 40분 현재 33%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23곳에서 오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민주당이 25개 구청장 중 24곳, 시의원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으로선 내년 대역전승의 희망을 갖게 된 셈이다.

전국 유권자의 4분의 1이 있는 서울·부산의 보궐선거에서 거둔 승리는 다른 지역의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스윙보터 성향이 짙은 수도권과 충청권에 더해 안보 이슈의 영향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권의 지자체장 선거로까지 이번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4·7 재보선이 사실상 정권 심판의 성격으로 치러졌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역으로 서울과 부산을 한꺼번에 내준 민주당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국정 지지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두 곳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탄생한 당헌을 바꿔 후보를 공천했다.

부산 판세를 뒤집어보려고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을 뒤로 한 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도 밀어붙였다.

벌써부터 여권은 서울, 부산에서의 패배가 전체 지방 권력의 재편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승패는 그보다 석 달 앞서서 치러지는 대선 결과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되는 선거에서는 대선에서 이긴 정당이 승리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흐름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이 모처럼의 승리에 도취해 오만에 빠지고, 민주당이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민심은 다시 야당을 심판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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