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완다 대학살 27주년에 관련 외교 기밀문서 공개
프랑스 정부가 7일(현지시간) 르완다 투치족 대학살 시작 27주년을 맞아 베일에 가려있던 당시 외교·군사 기밀 문서를 대중에 공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지시로 지난 2019년 발족한 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달 약 2년 만에 발간한 보고서의 근거로 삼은 자료이기도 하다.

엘리제궁은 8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르완다 집단학살을 주제로 1990년부터 1994년 사이 작성된 외교 전문과 기밀문서 개방을 명령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조사위원회는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 시절 프랑스가 "인종 차별적인 학살을 부추기는 정권에 연루돼 있었다"며 학살을 멈추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등 "무겁고도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당시 프랑스 정부가 르완다 정부에 무기를 공급하는 등 학살에 공모했다고 의심할만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관련 외교 문서 공개를 환영하면서도 "특정 프랑스 정부 인사들이 수십 년 동안 책임을 은폐하려는 노력이 심각한 피해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르완다에서는 1994년 4월 6일 다수 종족인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격추돼 숨지자 다음날부터 약 100일간 소수 종족인 투치족과 이에 동조하는 후투족 일부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학살이 벌어졌다.

프랑스는 투치족 집단학살에 프랑스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르완다와 책임 공방을 벌이다 2006∼2009년 외교 관계를 완전히 중단하기도 했다.

여전히 르완다와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프랑스는 이번 보고서 발간 등을 계기로 올해 마크롱 대통령의 르완다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르완다는 과거 벨기에 식민지였으나, 1970년대부터 같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프랑스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