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실시해 7일 발표한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는 59%를 득표해 박영선 후보(37.7%)에게 21.3%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후보는 연령별 조사에서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박영선 후보를 앞섰다.20대 이하에서는 55.3%(박영선 후보 34.1%), 30대에서는 56.5%(박영선 후보 38.7%)로 우위를 점했다. 40대에서는 박영선 후보가 49.3%(오세훈 후보 48.3%)로 약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연령과 성별로 구분해보면 20대 이하 남성의 오세훈 후보 지지율은 72.5%에 달했다. 60대 이상 여성(73.3%)에 이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 60대 이상 남성(70.2%)보다도 높았다.이번 선거 과정에서 여권에서는 20대 비하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 나왔다. 박영선 후보는 선거 기간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데 대해 "20대의 경우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다"고 발언했었다.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류근 시인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20대 청년들이 외로워서 여론조사 전화를 받는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오세훈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서울시민 여러분 정말 감사드린다. 고맙다"며 "당연히 제 각오를 밝혀야 되겠지만 아직은 이게 최종 결과가 아니라 출구조사 결과이기에 아직은 소감을 말씀드릴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조금 더 지켜보고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오면 말씀드리겠다"며 "일단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수 있게 지지해주신 유권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친문 제3후보' 부상도 당분간 어려울 듯 민주당의 참패가 예상되는 4·7 재보궐선거 결과가 여권의 기존 대권 지형에 격변을 일으킬 전망이다. 당장 선거 전면에 나섰던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 시절 귀책 사유가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당헌·당규를 고쳐가면서까지 재보선 후보 공천을 감행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데다 곧바로 여당 대표로 자리를 옮겨 국정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궤를 같이하기도 했다. 부동산 실정을 비롯해 현 정부의 공과를 직접적으로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대표직에서 중도 하차하고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전을 지휘한 만큼 이에 따른 정치적 내상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물론이고 여권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도 힘이 빠지게 됐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통화에서 "친문은 이번 선거에 이거야 제3의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라며 "설령 제3의 후보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세를 형성할 동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3의 후보로는 이달 중 사퇴가 예상되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반면 현직 지자체장으로 선거운동에 나설 수 없어 재보선 이슈와 다소 거리를 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상대적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롭다. 이에 따라 차기 경쟁 구도에서 이 위원장이 '한자릿수'로 미끄러지면서 이 지사가 단독 선두를 달리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선 후보 경선까지 약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이 지사를 넘어설 다른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지사로 당내 무게추가 기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야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경우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도 노려볼 만하다. 문제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서 보듯, 재정풀기와 증세 등 '진보적' 경제 기조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피로도가 갈수록 커지고 특히 대권의 방향타인 중도층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소득을 대선 브랜드로 내세운 이 지사로선 그간의 노선에 대한 변경 내지 수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친문 주류 등 '집토끼' 잡기에도 버거운 상황에서 그야말로 양날의 칼 위에 서 있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여권에서는 이 지사가 중도의 표심을 얻어 지지율 30% 대의 안정적 독주 체제를 갖추지 못한다면 이 위원장과 정 총리 등 후위 그룹의 추격에 시달리는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