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되면 첫 여성 시장으로서 시정을 책임지게 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역풍을 넘어서지 못하면 상당한 정치적 내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또 다른 역량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하던 박 후보는 서울을 재구성해 미래 100년 좌표를 찍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출마했다.

박 후보는 선거 초반만 해도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각종 가상대결 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공직자 전반으로 번지고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득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고,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까지 20%포인트의 격차로 뒤처졌다.

박 후보는 선거 막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거짓말 의혹을 집중 타격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기로에 선 박영선…대권주자로 레벨업? 일보후퇴?
박 후보는 방송기자 출신으로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4선을 하면서 민주당 첫 여성 정책위의장, 헌정 최초의 여성 법사위원장·원내대표 기록을 세웠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을 지원했고 코로나19 국면에서는 벤처·중소 기업 어려움 해결에 발 벗고 나서 호평을 받았다.

앞서 두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본선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던 박 후보가 세 번째 도전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첫 여성 서울시장이라는 또 다른 기록을 남길 경우 그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서울시장이 대선주자로 뜬 사례가 많았던 만큼 정치·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박 후보가 '10년 전 실패한 시장'으로 규정한 오 후보에게 패할 경우엔 상당한 내상을 입고 당분간 잠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기부 장관으로서 보인 성과와 대중적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대선 국면의 전면에 나서거나 서울시장 선거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