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과 고성을 동반한 네거티브전이 시종 이어져 한국 정치의 답답한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것이다.
여야 모두 내부에 막말 경계령을 내렸지만 한 표가 급한 후보들로서는 한 방을 노린 '무리수' 전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공식 선거전 둘째 날인 지난달 2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을 '의사'에 비유한 뒤 "부산은 3기 암 환자와 같은 신세"라고 말했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이튿날 유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며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달 29일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거론하며 "오세훈, 지금 떨리나.
그래서 약 치고 있나"라고 SNS에 적었다.
진성준 의원은 지난 2일 같은 의혹에 대해 "거짓말을 인정하고 사퇴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했으나 그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루 뒤에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중대한 구상'이라고 했다가 야권의 조롱을 받았다.

1년 전 총선의 완패가 '세월호 유족 비하' 발언 등 막말에서 비롯됐다는 교훈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 후보는 지난달 26일 유세에서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에 비유한 자신의 발언을 다시 입에 올려 여권의 거센 공격을 초래했다.
같은 달 3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는 '용산 참사'를 '과도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긴 사건'이라고 했다가 이튿날 사과했다.
김웅 의원 역시 김 후보의 '암 환자' 발언을 비판하며 페이스북에 "부산이 아니라 민주당이 암 환자"라고 적었다가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암 환우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도를 넘은 언사는 선거 막판까지 계속됐다.
김석기 의원은 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일은 없겠지만 그런 일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동포들이 볼 때는 대한민국이 '국가 자살의 길'로 가는 것 같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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