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시작?…재보선 이후 김종인 역할론 주목
4·7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새로운 정치적 공간이 열릴지 주목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재보선 이튿날인 8일 오전 비대위 회의를 마지막으로 당을 떠날 예정이다.

이미 스스로 내세웠던 퇴임 시기를 한 달가량 넘긴 터다.

그는 지난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때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준비를 1년 전까지 마치고 떠나겠다면서 "이 당이 대선을 치를 만한 여건이 됐다고 생각되면 미련없이 떠나겠다"고 말했다.

재보선에서 승리를 거두면 김 위원장이 기대했던대로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도전할 만한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고 나면 미련없이 "표표히 떠나겠다"고 한 김 위원장은 상당기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둔 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방에서 칩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는 "(재보선 이후 전개될) 정계 개편을 밖에서 구경하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며 정치권 밖의 '관조자'로 머무르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정계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로 당 지도체제를 다시 꾸리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거나 당이 구태를 답습할 경우 '김종인 역할론'이 다시 대두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과감한 중도 확장과 호남 구애로 당의 체질을 개선하면서 재보선도 유리하게 이끌어왔다"며 "단일화를 승리로 이끌었던 김 위원장의 전략가적 면모도 다시 기대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당을 떠나고 나서 김 위원장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주목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가교를 자임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한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직접이든, 간접이든 야권 재편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