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방침을 철회했다. 지난해 재조사 결정을 내린 진상규명위가 뒤늦게 관련 사실이 공개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결정을 번복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진상규명위는 2일 전체회의에서 천안함 사건을 재조사해 달라는 신상철 씨의 진정에 대해 만장일치로 각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진정인이 천안함 사고를 목격했거나 목격한 사람에게 그 사실을 직접 전해 들은 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진정 접수 당시 진상규명위는 신씨가 ‘사망 사건 목격자로부터 전해 들은 사람’이라는 진정인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었다. 신씨는 2010년 사건 발생 직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전신) 추천 몫으로 민·군 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하며 천안함이 좌초됐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앞서 진상규명위는 지난해 9월 진정 접수 후 사전조사를 통해 재조사 결정을 내렸다. 이런 결정이 지난달 말 한 언론 매체 보도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자 천안함 생존 장병과 전사자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억울하게 숨진 사람들의 사건·사고를 조사해야 하는 진상규명위가 유족 의견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재조사 여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1일 진상규명위를 항의 방문해 조사 중단 등을 요구했다.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은 지난 1일 SNS에 “나라가 미쳐 46명의 사망 원인을 다시 밝힌단다”며 “몸에 휘발유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