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생존자에 사과 요구 천안함 46용사 유족회는 2일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조사 개시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유족회는 이날 천안함 생존자전우회, 천안함재단과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위원회가 당사자인 46용사 유족과 생존자가 원치 않는 조사 개시 결정을 함으로써 유족과 생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큰 상처를 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족회는 "위원회는, 유족과 생존자에게 사과하라"면서 "천안함 폭침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북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을 반드시 받아내 천안함 46용사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위원회의 조사 개시 결정에 따른 유족과 생존자의 명예훼손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달라"며 "요구사항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족회는 이번 진정을 낸 신상철 씨에 대해 "약 2개월의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활동 중 처음 단 1회만 참석했다"며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천안함 좌초설을 허위 주장하고 피고소인 신분으로 재판 중인 자로서 진정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 씨는 지난해 9월 천안함 피격 사건의 원인을 밝혀 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냈고, 위원회는 같은 해 12월 사전 조사를 거쳐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했던 신 씨가 '사망 사건 목격자로부터 전해 들은 사람'이라는 진정인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긴급회의를 열고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조사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인람 위원장은 전날 유족 등의 항의 방문 뒤 "사안의 성격상 최대한 신속하게 각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어 각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국방부까지 확대됐다. 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부정보를 활용한 군 관계자들의 부동산 투기사례를 적발하기 위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5년 내 각 군에서 부대개편 업무와 군사시설 보호구역 업부 등을 담당한 인력 전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내역에 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국방부 국방시설본부 소속 군무원 A씨가 2016년 경기 고양시 소재 육군 제30사단 부지 건너편 토지 약 3970㎡(약 1200평)를 가족 명의로 매입해 논란이 됐다. 해당 토지는 2019년 30사단이 폐쇄된 뒤 그해 5월 정부의 '창릉신도시' 계획 발표에 따라 신도시 부지에 포함된 곳이기 때문이다. A씨가 30사단 폐쇄 사실 등을 미리 알고 토지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조사 대상자들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거래내역까지 살펴본다는 방침에 따라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사 대상자들이 다루는 서류의 검토·열람·결재자에 대해서도 부동산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등 전방위 압박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앞으로 10년간 증강현실(AR) 헤드셋 12만여 개를 미국 육군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3월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총 219억달러(약 24조8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이다.MS가 납품할 예정인 ‘홀로렌즈’ 헤드셋(사진)은 AR 기술을 활용해 전투환경 분석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장치다. 머리에 쓰는 고글 형태로, 착용 후 눈앞에서 지도와 나침반을 확인할 수 있다. 열 화상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적군을 식별하고 손과 음성으로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회사 측은 근접 전투병의 생존 가능성과 전투 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드셋 가격은 개당 3500달러다.MS는 2018년 홀로렌즈 기술을 활용한 통합 시각 증강시스템(IVAS)을 개발해 미 육군에 납품한 적이 있다. MS는 이 제품을 비디오게임 등 오락용으로 만들었지만 최근 교육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미 육군은 이 장비를 훈련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 현장에서 활용할 방침이다. 군은 별도 자료에서 “자체적으로 성능 시험을 마쳤다”며 “예측 불가능한 전장에서 우리 대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MS 내부에선 자사의 미래 기술이 살상용으로 쓰이는 데 대한 반발도 있었다. 직원 50여 명은 2019년 2월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에게 편지를 보내 홀로렌즈 헤드셋이 살상용으로 쓰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쟁으로 부당한 이익을 누리고 싶지 않다”며 “모든 무기 기술 개발을 멈추고 군 지원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나델라 CEO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선 민주주의 국가의 기술 제공 요구에 반대해선 안 된다는 원칙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일축했다.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