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다 이겼다'던 이해찬 "보선 져도 대선 어려워지지 않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는 1일 서울시장 선거 패배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선이 어려워지는 건 아니다”며 “훨씬 더 순탄하게 갈 수 있는데 약간 장애물이 생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저쪽 당의 자체 후보는 없지 않으냐”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대표에서 물러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재·보궐선거 이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아직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좀 뒤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내부 여론조사상으로는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2~3일 진행되는 사전투표에 대해서는 “우리 지지층이 강한 데가 대개 40대에서 50대 중반까지”라며 “그분들이 (투표를) 어느 정도 하는가를 보면 짐작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거 결과를 걱정하는 분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일선에서 투표를 권유하는 분위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며 “지금부터 얼마나 (지지층이) 결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반성문’을 내놓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지난 4년간 요동치던 집값이 이제 겨우 안정화되기 시작했다”며 “민주당이 책임지고 부동산 안정과 주택 공급을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다”며 “기대가 컸던 만큼 국민의 분노와 실망도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과 부동산 적폐 청산을 국정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며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약속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전날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주거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 여당의 책임이 크다”며 “정부 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읍소 전략’으로 선회한 것은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에 실망했지만, 국민의힘에 투표하진 않을 지지층의 ‘야당 견제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김 직무대행이 이날 성명에서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에 큰 해악을 끼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교훈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한편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부산 시민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기본소득’ 주창론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지 하루 만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