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25조원 규모 계약
실제 전투 현장서도 쓸 듯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앞으로 10년간 증강현실(AR) 헤드셋 12만여 개를 미국 육군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3월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총 219억달러(약 24조8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이다.

MS가 납품할 예정인 ‘홀로렌즈’ 헤드셋(사진)은 AR 기술을 활용해 전투환경 분석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장치다. 머리에 쓰는 고글 형태로, 착용 후 눈앞에서 지도와 나침반을 확인할 수 있다. 열 화상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적군을 식별하고 손과 음성으로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회사 측은 근접 전투병의 생존 가능성과 전투 효율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드셋 가격은 개당 3500달러다.

MS는 2018년 홀로렌즈 기술을 활용한 통합 시각 증강시스템(IVAS)을 개발해 미 육군에 납품한 적이 있다. MS는 이 제품을 비디오게임 등 오락용으로 만들었지만 최근 교육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미 육군은 이 장비를 훈련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 현장에서 활용할 방침이다. 군은 별도 자료에서 “자체적으로 성능 시험을 마쳤다”며 “예측 불가능한 전장에서 우리 대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MS 내부에선 자사의 미래 기술이 살상용으로 쓰이는 데 대한 반발도 있었다. 직원 50여 명은 2019년 2월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에게 편지를 보내 홀로렌즈 헤드셋이 살상용으로 쓰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쟁으로 부당한 이익을 누리고 싶지 않다”며 “모든 무기 기술 개발을 멈추고 군 지원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나델라 CEO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선 민주주의 국가의 기술 제공 요구에 반대해선 안 된다는 원칙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일축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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