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만 19~24세 청년에게 대중교통 요금을 할인해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등을 돌리고 있는 2030 청년층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겠다는 계산이다. 야권은 “전세가 불리하게 기울자 세금으로 표를 사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1일 목동역 인근 선거 유세에서 “청년들의 교통요금 지원을 위해 서울 청년패스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약 40% 할인된 요금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정액권을 만 19~24세 청년이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거비 부담이 큰 청년층을 위해 교통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 취임 직후 조례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 내년부터 바로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선거 공약으로 약속한 정책은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5000만원 무이자 대출, 월세 20만원 지원 대상 확대, 평당 1000만원 반값 아파트 공급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와 시 산하기관부터 주 4.5일제를 시행하겠다는 공약도 강조했다. 야권에선 “박 후보가 선거 막바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중교통 요금을 40% 할인할 경우 심야버스와 일부 지하철 구간에서 성인 요금이 청소년 요금보다 낮아지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현장 분위기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각종 악재가 터지고 있어서다. 박 후보는 당초 이날 은평구에서 유세를 할 계획이었지만 전날 저녁 급하게 지역을 변경했다. 지역구 의원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갑)이 ‘임대차 3법’ 시행 이전에 전셋값을 9%가량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악화되고 있는 지역 여론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의원은 아파트 전셋값 인상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박 후보 캠프 홍보디지털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