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이어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사진)도 고개를 숙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연일 쏟아져 나오는 악재 탓이다.

긴급 대국민 성명 발표한 김태년

김태년 직무대행은 1일 국회에서 대국민 성명을 통해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 기대가 컸던 만큼 국민의 분노와 실망도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1주일, 한 달 안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풀어 부동산을 다시 투기판으로 만드는 투기 사회, 부자와 가난으로 지역과 계층이 구분되는 차별사회, 철거민의 생존 몸부림이 폭력으로 규정되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야만 사회, 불법사찰의 유령이 배회하는 통제사회였던 이명박·박근혜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어 "지난 4년간 요동치던 집값이 안정화 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책임지고 부동산 안정과 주택공급을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며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천명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잇따라 논란을 빚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자세도 혁파하겠다"며 "민주당은 개혁의 설계자로서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고, 단호해지도록 윤리와 행동강령의 기준을 높이겠다"고 했다.

전날엔 이낙연이 대국민 기자회견

이낙연 위원장은 앞서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부동산 정책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5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위원장은 "'LH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시는 분노와 실망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아프도록 잘 안다"며 "성실하게 살아오신 많은 국민들께서 깊은 절망과 크나큰 상처를 안게 되셨습니다. 주거의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전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청 앞에서 열린 '박영선의 힐링캠프' 유세에서 이세돌 전 바둑 프로기사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청 앞에서 열린 '박영선의 힐링캠프' 유세에서 이세돌 전 바둑 프로기사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당 지도부급 인사들의 연이은 사죄는 시간이 지나도 좁혀지지 않는 지지율 격차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부터는 여론조사 공표도 금지된다. '깜깜이 국면'에 돌입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에서 연이은 사죄 행보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권 단일화로 컨벤션 효과를 내지 못했고 야권 단일화가 종료됐지만 야권의 지지율 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당 지도부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읍소 전략을 전면에 내걸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